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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웠다. 이렇게 이야기를 끝내다니.

영화를 보는 동안 나의 지난 인생도 함께 보는 듯 했다. 그리고 나의 현재도, 미래도 함께 생각하게 했다. 슈퍼히어로 영화는 CG를 보기 위해, 액션을 보기 위해 혹은 심심해서 보는 영화라고 여겼는데, 이렇게 많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애들 동화인 줄 알고 가볍게 봤다가 가슴 아픈 결말에 눈물을 숨겨야 했던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었을 때 처럼 조금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지난 마블 히어로 영화에 내가 준 점수를 보면 이 시리즈를 얼마나 달갑지 않게 여겼는지 알것이다. 아이언맨과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 , 시빌워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그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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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히어로 영화에 내가 준 점수(개봉순)>
아이언맨: B
인크레더블 헐크: D
아이언맨2: C
토르: 천둥의 신 - C
퍼스트 어벤져 - B
어벤져스 - B
아이언맨 3 - C
토르: 다크월드 - D
캡틴아메리카: 윈터 솔져 - D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C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 D
앤트맨 - C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 B
닥터 스트레인지 - D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 C
스파이더맨: 홈커밍 - D
토르: 라그나로크 - C
블랙팬서 - D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 C
앤트맨과 와스프 - D
캡틴 마블 - F
어벤져스 엔드게임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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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모든 영화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위해 존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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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내리자면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형편없는 영화였다.

 

이렇게 글쓰는 것 조차 사치스러운 영화였는데, 굳이 시간 들여 글을 쓰는 이유는 방금 누적 관객이 600만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배알이 꼴려서 일 것이다. 어쨌든 몇 마디 하고자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홈커밍'이라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한다. 홈커밍(Homecoming)은 미국 고등학생들이 1년에 한 번 하는 '동창회'를 말한다. 고등학생에 대한 헐리우드 영화에서 소재로 숱하게 나온다. 말이 스파이더맨이지 '청소년 성장 드라마'라고 보면 될 것이다.

문제는 이야기가 형편 없다. '청소년 성장 드라마'라고 하고 싶어도 '성장'이 충분하지 않다. 도대체 '홈커밍'은 어디에 있는가. 소년을 벗어나 어른이 되어가는 '피터 파커'에게 '홈커밍'은 절정이 되었어야 한다. 짝사랑했던 '리즈'와의 실패가 더 절절했어야 한다. 아버지의 부재로 방황하는 '피터'를 보여줬어야 했고, 아버지 대신 '아이언맨'에게 의지하다가 홀로 독립하는 모습은 더 심도가 있어야 했다. 

별점: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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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든 소설이든 대부분 '스릴러'에는 반전(反轉)이 있기 마련이다. 결말에서 숨겼던 범인이 밝혀지고, 깔아두었던 복선들이 연결되면서 무릎을 치게 하는 것. 그것이 보통의 얘기다. 처음부터 범인을 노출시키는 것도 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반전 영화'라고 따로 부르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 충격을 주는 영화에 주는 별명같은 것 아닐까 싶다. 그래서 '반전 영화'도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꼽아본 반전 영화 그리고 남들이 반전 영화로 추천하고 있으나 나는 별로였던 것까지 정리 해본다.

스포가 될 만한 것은 적지 않았다. '반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스포 겠지만.

반전 영화를 볼 때 마다 계속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2017년 6월 4일 기준)

- 2017년 7월 15일 8편의 영화를 추가
- 2018년 11월 5일 2편의 영화를 추가



내가 추천하는 반전 영화


식스센스

아마도 '반전 영화'라는 말이 이 영화 때문에 생긴 것 아닐까. 반전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봤는데도 그 충격은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의 묘미는 '반전'에 있지 않다.
마지막 대사에 있다.

"She said the answer is... 'Every day.' What did you ask?"
"Do... Do I make her proud?"

이 때의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눈빛이 평생 기억에 남는다.

 

 

디아더스

소름돋는 마지막 '니콜 키드먼'의 외침. 역시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다. 반전도 반전이지만 이 영화는 패미니즘 스러운 면에 주목해야 한다. 가녀린 여인이 혼자 집안을 지켜나가는 모습, 돌아온 무기력한 남편. 힘에 부치지만 강해야만 하는 어머니의 처절한 '버팀'이 눈물 겹다. 그런 여인의 투쟁 위에 밝혀지는 실체이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고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메멘토

영화에 있어서 편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준 영화다.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를 편집 만으로 이렇게 뒷통수를 때리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처음 알게 한 영화다.

 

 

오펀: 천사의 비밀

이 영화는 순전히 '이사벨 펄먼'에 의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그대 뇌에 건배를...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미행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최초의 장편 영화. '메멘토'도 그렇고 놀란 감독의 초기 작품들은 저예산이라 그런지 순전히 내러티브로 승부한다. 그래서 놀란의 작품은 초기의 것이 영화로는 더 훌륭하다고 나는 평가한다. 아무튼 놀란 감독이 28살에 만든 영화라는 점을 감안해서 봐주는 것이 좋다.

 

 

쏘우 1, 2

3편 부터는 너무 하드코어 일색이라 1편과 2편만 평가한다. 1편이 대중적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난 2편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1편과 2편의 마지막 장면은 가히 놀랄 만하다.

 

 

아이덴티티

2003년 영화라 지금 본다면 별로일 수 있으나 당시에는 놀라운 영화였다.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를 오마주한 듯한데, '싸이코'의 파워풀 업그레이드 버전의 영화라 할 수 있다. 아직 못봤다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13층

오래되서 기억은 잘 안나고 반전의 느낌만 갖고 있다. 지금 본다면 모르겠지만 역시 당시에는 재밌었다.  비슷한 영화가 몇 개 있으나 그마저도 스포이기 때문에 여기서 관둔다.

 

 

싸이코

반전 영화에서 이제는 흔해 빠진 '다중인격자'에 대한 원조격인 영화다. 고전 영화이니까 영화를 좋아한다면 봐줘야 한다.

 

 

라빠르망 (1996)

로맨스/스릴러라고 해야 할까.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얽히고설키는 사랑 얘기가 꽤 흥미롭다. 잘 기억은 안나서 뭐라 할 수 없지만 처음 봤을 때 평점 A를 준 것으로 보아 무척 재미있게 봤나 보다. 특히, 리즈시절의 모니카 벨루치를 볼 수 있어 더 좋은 듯.

 

 

키사라기 미키짱

반전 영화라고 우기고 싶다. 일단 이 영화는 코믹, 스릴러이다. 어느 아이돌 가수가 자살을 한지 1년이 지났다. 그녀를 잊지 못하는 덕후들이 모인다. 누군가 그녀는 자살이 아니라 살해 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범인을 찾기 위해 각자가 갖고 있는 기억의 조각을 맞춰 나간다. 진지하지만 웃낀, 웃끼지만 아픈..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 영화다. 무엇보다 재밌기 때문에 추천한다.

 

 

핑거스미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으로 3편 짜리 영국 드라마이다. '아가씨'를 봤다면 뇌에서 지우는 것이 좋다. 나는 핑거스미스를 먼저 보는 바람에 '아가씨'를 긴장하면서 보지 못했다. 대신에 두 영화의 차이를 중점적으로 봤다. 먼저 봐서 인지 핑거스미스가 훨씬 좋다고 평가 한다. 
만약 이 두 영화를 아직 안봤다면, 당신의 뇌에 건배를... 꼭 보시라.

 

 

혹성탈출 (1968)

영화사에 가장 충격적인 결말을 꼽는다면 단연코 이 영화가 아닐까. 어려서 TV를 통해 봤는데 아직도 그 느낌이 생생하다. 지금 봐도 이질감이 없으니 안봤다면 꼭 보시길. 시리즈가 많은데 1편만 보면 된다. 나머지는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 좀 더 가혹하게 말하면 그냥 쓰레기.

 

 

더 문

이 영화가 나올 때 까지만 해도 외국 영화에 '한글'이 나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그랬다. 배경이 '달(Moon)'이라서 SF 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이야기에 핵심이 있다.

 

 

오블리비언

재밌게 본 기억은 있는데 딱히 떠오르는 건 없다. 미래가 배경이라 비행선같은 것들을 흥미있게 볼 수 있던 듯 싶다. 

 

 

아일랜드

반전이라면 반전이지만 그냥 영화가 재미있다. 위에 소개한 13층이나 조지 루카스의 1971년 영화 'THX 1138'과도 비슷한 소재를 갖고 있다. 아직 안봤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12몽키즈

지구가 망했는데 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타임 슬립하게 되는 얘기다. 결말에서 나에게 조금 엉뚱한 것을 깨우치게 해준 영화다. 뭐랄까. 역사에서 배운 과거의 사건이 진실이 아닐 수 도 있다는 의심을 하게 했다.

 

<2017년 7월 15일 추가>

 

큐브 제로 (그리고 큐브1과 큐브2)

큐브가 나왔을 때 정말 충격이었다. 네모난 방 1.5개의 세트만으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로 이렇게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경이가 있었다. 그렇다고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니다. 그런데도 반전 영화로 소개하는 것은 '큐브 제로' 때문이다.
큐브1의 충격에 비해 큐브2는 식상했다. 소재가 주는 신선함이 떨어졌으니 그럴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큐브 제로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비슷할 거라고 여겼다. 더구나 평점도 낮았으니까.
그런데, 관심도 없고 기대도 없이 '큐브 제로'를 봤는데 마지막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반전 영화에 추가한다.

큐브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개봉 순으로 봐야 한다. 큐브1, 큐브2 그리고 큐브 제로. 그런데 큐브2까지 보고 나서 적어도 6개월 뒤에, 그러니까 조금 잊힐 만 할 때 큐브 제로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더 로드

돈 많이 안들이고 만들었지만 구해서 보면 괜찮을 것이다. 개봉하지 않고 비디오로만 출시되었다고 한다. 웃긴데 웃을 수 없는 요소가 있어서 보는 동안 묘한 감정을 갖게 해서 좋았다.

 

 

두 개의 달

평점은 별로 좋지 않으나 난 재미있게 보았다. 아마도 아무런 정보 없이 봐서 그런가 싶다. 영화 제목도 관심을 두지 않아서 정말로 달이 두 개 떴을 때 제법 충격이었다. 그러니까 뭔가 서늘한 영화를 보고 싶은데 자막 읽는 것이 귀찮을 때 보면 될 것이다.

 

 

 

남들이 추천하지만 나는 그저 그랬던 반전 영화


트라이앵글

그저 그랬다는 평을 내리고는 있지만 사실 보고 나서 오래 동안 곱씹었던 영화다. '삼각' 함수를 푸느라 머리 속이 좀 복잡해진달까.
지루하다 싶은 날에 보면 좋다. 보다보면 어느 순간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셔터 아일랜드

반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임팩트 없이 실체가 밝혀진다. 하지만 실체가 밝혀진 후에도 마지막 까지 계속 의심을 놓지 않게 한다. 

 

 

유주얼 서스팩트

평점도 높고 엄청 유명하지만 난 그저 그랬다.

 

 

스켈리톤 키

'부두교'에 대해 관심을 좀 갖게 한 영화이다. 볼 만 하다. 영화와 무관하지만 음악이 좋으니 귀를 기울이자. (다른 글 참고: http://rushcrow.com/672

 

 

미스트

마지막 1분 때문에 봐야 하는 영화라는 평도 있지만, 그게 '반전'이라고 해야 할까 싶다. 재앙 앞에서 보이는 인간의 천태만상에 대한 이야기 이다. 한치 앞도 모르고 아둥 바둥 사는 인간은 참으로 허무한 존재라고 말 하는 듯 하다. 난 그런 해석을 하면서 극장을 나왔던 기억이 있다.

 

 

베리드

호평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TV로 봐서 집중을 못해서 인지 반전보다는 주인공이 불쌍하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

 

 

퍼펙트 겟어웨이

너무 흔한 얘기였고 플롯이 충분하지 않은 채 범인의 실체가 밝혀진다. 그뒤로 또다른 반전이 있나 싶었는데 없어서 조금 실망했다. 영화 자체 보다는 하와이의 배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다.

 

 

맨 프럼 어스

스릴러는 아니다. 그저 그런 드라마라고 해야 할까. 난 연극처럼 한 장소에서 등장 인물의 말로 때우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영화도 그런 구성으로 되어 있다. 놀라운 반전이 있지는 않은데 주인공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는 묘미가 있다.

 

페르마의 밀실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서 이 글 때문에 다시 봤는데 조금 엉성하다. 좋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평점은 좋지 않다. 한 방에 갇힌 수학자들이 문제를 못 풀면 죽는다는 얘기다. 수학을 다루지만 그것보다 수수께끼 수준의 문제들이 나온다.



 

<2017년 7월 15일 추가>

 

내가 잠들기 전에

반전이 아니다. 흔한 스토리. '첫 키스만 50번째'의 스릴러 버전이랄까. 하루만 지나면 기억을 잊는 여인이 겪는 혼란을 표현하고자 한 듯 보이지만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니콜 키드만을 보는 즐거움으로 봐야 한다.

 

 

숨바꼭질 (2005)

엔딩이 여러 개라고 하니 그 중에 마음에 드는 걸로 고르면 되겠다. 지루하게 긴장되는 그런 류의 영화.

 

 

도그빌

정말 좋은 영화이지만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좀 억지다. 이 영화가 반전 영화면 '클로저'도 반전 영화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반전 아닌 게 없을 것이다. 아마도 영화 중반을 지나면서 답답해지는 마음이 마지막에 해소되기 때문에 누구는 반전 영화라고 칭하는 듯 싶다. 하지만 통쾌한 그 순간에 의심을 가져야 한다. 이 감정이 맞는 것일까. 그런 생각으로 더 깊은 갈등에 빠지게 된다. 어쨌든 좋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속편인 만덜레이도 구해서 봤으나 도그빌의 신선함이 빠지니 조금 지루했다.

 

 

 

검은 집

인터넷에서 반전 영화를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길게 말 안하겠다. 그냥 쓰레기.

 

 

캐빈 인 더 우즈

참 뜬금없는 영화다. 호러 영화팬이라면 그동안 봤던 살인마, 괴물 같은 것들이 나와서 좋긴 하겠지만 단순히 영화로만 본다면 뭐 그냥 아무것도 아닌 영화다. 괴물이 나오는데 이야기가 뜬금없이 전개되는 특징이 있다. 비슷한 구조의 영화로 '황혼에서 새벽까지'가 떠오른다. 어쨌든 반전이라는 딱지를 붙혀줄 것이 없다.

 

<2018년 11월 5일 추가>


뷰티풀 마인드

이 영화는 반전이라기 보다는 실존 인물에 대한 휴먼 드라마인데 주인공의 상황을 좀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스릴러 요소를 좀 넣었다고 볼 수 있다. 러셀 크로우의 연기가 볼 만하다.

 


프라이멀 피어

보다보니 예전에 본 영화였다. 다른 건 다 기억에 없어도 에드워드 노튼의 강렬한 눈빛을 보니 과거 봤던 내용이 떠올랐다. 1996년 영화임을 감안하고 봐야 한다. 당시에는 제법 신선했을 것이다. 하지만 범인이 밝혀지는 스릴러에서는 흔하게 나오는 패턴이다. 뭔가 큰 반전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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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없음)

반전이 있는 영화라 해서 봤으나 별로 였다.
'벤'은 거울을 보고 왜 발작을 일으켰을까. 이것만 궁금할 뿐이다.

여주인공의 목욕 씬이 인상 깊었는데 그때 삽입된 음악과 로버트 존슨의 블루스도 좋아서 굳이 안써도 되는 글을 이렇게 올린다.

목욕 씬에서 나온 음악은 Joseph Washbourn의 The Goldrush 이었고, 그리고 로버트 존슨의 'Come On In My Kitchen'은 여주인공이 벤의 침실에 처음 들어올 때 LP로 흘러나온 곡이다. 그때 여주인공은 블루스 팬이냐고 묻는다.

이 영화의 배경은 미국 남부의 '뉴올리언스'인데 블루스의 고장이라고 알려져 있다. 로버트 존슨이 활동 하던 시기에 이 지방에 부두교가 많이 퍼져있었고, 로버트 존슨은 공공연히 부두 마법을 통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대신 음악적 영감을 얻었다고 말하고 다녔다.

아마도 그런 일화 때문인지 영화에 로버트 존슨의 곡을 사용한 듯 싶다.

 

평점: ★3/5

 

어쨌든 음악 두 개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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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드라마를 가진 슈퍼 히어로 영화를 본 적이 있을까. 오락 영화 주제에 감히 예술을 넘보고 있지 않은가. 밤새도록 놀다가 아무도 없는 방에 돌아와 창문을 열고 새벽의 여명을 맞닿뜨릴 때 드는 회한과 반성 그러면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는 기분 같은 영화. 울버린의 엑스맨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인간미 없는 '자동운전트럭', 유전자 조작으로 맛이 없는 '옥수수' 그리고 살고 있는 터전에서 쫓겨나는 사람들. 영화는 사라지는 것에 대한 연민과 새로운 것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로 가득하다. 하지만 결국에 둘은 화합한다. 일종의 '돌연변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같다고 할까.

서부 영화 '셰인'(1953년작)의 마지막 대사가 '로건'에게 헌사하는 시(詩)가 된 것도 '셰인'을 보내면서 '조이'가 '돌아오라'고 외치지만 끝내 '잘가'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덧없는 삶에 대해 우리가 가지게 될 마지막 마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크래딧에 흐르는 자니 캐쉬의 기타 역시 그러하다. (감독 '제임스 맨골드'는 '쟈니 캐쉬'의 일대기를 다룬 앙코르(Walk the Line)의 감독이기도 하다.)

평점: ★3/5
(뭐 그렇더라도 영화가 무척 재밌거나 감동적이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 70세 정도 되면 좀 다르게 느껴질 것 같긴 했다.)

 

Jonny Cash - The Man Comes A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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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없음>

지구에서 출발한 우주선이 120년 동안 항해하여 다른 행성에 도착해야 한다. 모든 승객과 승무원은 동면 상태이다. 그런데 한 30년이 지났는데 주인공이 혼자 깨어난다. 도착하려면 90년이 남았다. 하지만 다시 잠들 수 없어서 꼼짝없이 우주선에서 죽을 팔자가 된다. 우울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동면하고 있는 아름다운 여자를 발견하고 고심끝에 그녀를 깨운다. 이제 혼자가 아니라 둘이 우주선에서 죽을 팔자가 된다는 그런 얘기다.

그러니까 우주선에서 남녀 둘이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우주판 '블루라군'이다. (블루라군(푸른 산호초)은 1980년 영화로 남녀 어린아이 둘이 바다에서 표류하여 무인도에서 산다는 이야기. 80년대 대표 미인 '블룩 쉴즈'를 있게 한 영화.)

기본적인 설정에 의문이 생겨서 영화를 보는데 방해를 받았다. '왜 다시 동면할 수 없는가'이다. 뭐, 다시 동면한다면 얘기가 안되니까 그렇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블루라군에서는 브룩쉴즈와 바다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면, 이 영화는 제니퍼 로렌스와 우주를 보는 재미가 있다.

평점: ★3/5

 


<블룩쉴즈 주연의 푸른산호초(블루 라군)(1980)>

역시 제니퍼 로렌스의 아름다움은 눈에 있다. 영화 제목을 패신저스가 아니라 '블루 아이즈'라고 해야 한다. -_-;

그리고 반가운 구도의 둥근 복도.

영화 하나가 떠오른다.

 

바로 SF 고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대충 이렇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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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계속 보는 영화가 있다. 몇 년에 한 번, 혹은 살다가 문득 또 보고 싶은 영화.

재미있거나, 좋은 영화이거나 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어쩔 때는 머리 속을 비우고 싶어서, 감상에 젖고 싶어서.... 보고 또 보는 그런 영화, 그것을 좀 정리해본다.

 

원스 어펀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여지껏 살면서 봤던 모든 영화 중에 단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이 영화이다. 스무 살에 이 영화를 보고 절대로 한 번 보는 것으로 끝날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뒤로 몇 년에 한 번씩 보고 있다. 
평생 풀리지 않을 궁금한 것들을 이제는 혹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면서.
(다른 글 참조: http://www.rushcrow.com/396)

 

결혼은 미친 짓이다

2002년 개봉했지만 2004년 쯤 보았다. 보기 전까지는 그저 그런 멜로라고 생각했는데,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 진하게 남는 여운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나오는 음악이 잊히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동안 여러 연애 경험이 떠올라 더 기억이 남는 듯 하다. (다른 글 참조: http://www.rushcrow.com/294)

 

타이타닉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잘 만든 영화다. 영화 '쥬드'를 보고 좋아하게 된 케이트 윈슬렛이 나와서 무척 설랬던 기억이 있다. 같이 본 아이와 사귀기도 해서 추억할 것이 많다.
(음악 듣기: http://rushcrow.com/303)

 

터미네이터2

역시 완벽한 영화다. 트럭 추격신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샷건을 장전하는 장면에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냉정과 열정 사이

누군가를 열심히 그리워하면 결국 만나게 될 거라고 친구는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만나봐야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한 영화 이다. 내가 하는 사랑은 기껏해야 주인공을 방해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주 가끔, 어쩌면 죽기 전에 두어 번 정도만 더 보게 될 듯한 한 영화다. (다른 글 참조 (http://rushcrow.com/385)

 

영웅본색 1, 2

월요일 학교에 가니 짝이 지난 일요일에 영화를 봤다며 얘기를 해준다. 당시 난 홍콩 영화에 좀 질려있을 때라 짝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더구나 주윤발은 처음 들어본 배우였으니까. 그러다가 시간이 흐를 수 록 영웅본색의 명성은 커졌다. 몇 년 뒤 만화방에서 비디오로 보는데, 주변이 산만해서 집중하지 못했다. 또 그로부터 몇 년 뒤, 3류 극장에서 1편과 2편을 동시상영을 할 때 그제야 제대로 보았다.
(다른 글 참조: http://rushcrow.com/367 , http://rushcrow.com/343)

 

신설국

시사회를 하는 충무로 '스카라극장'에 갔었다가 뭐가 잘못되었는지 내 이름이 없어서 못봤다. 당시에는 유민의 베드신이 화제였다. 몇 년 뒤에 유민의 베드신을 기대하며 봤다가 그게 중요한 게 아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도 읽고, 영화의 원작인 '사사쿠라 아키라'의 소설 '신설국'도 읽었다. 그 뒤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내가 좋아하는 몇 명의 일본 작가 중 하나가 된다.
그건 그렇고, 영화는 지금까지 세 번 정도 보았다. 그리고 주인공과 같은 나이인 50대가 되는 첫 날에 이 영화를 꼭 보리라 마음 먹고 있다.

(다른 글 참고: http://rushcrow.tistory.com/127 , http://rushcrow.tistory.com/126)

 

은행털이와 아빠와 나

어려서 어머니는 TV와 비디오 플레이어를 사줬는데, 비디오 플레이어 안에 영화 테잎이 몇 개 들어 있었다. 그 중 하나였다. 비디오 플레이어를 더 이상 쓰지 않을 때까지 가끔 봤던 기억이 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 영화만큼 내가 사랑하는 한국 영화가 있을까. 개봉 할 때는 못보고 비디오로 봤는데, 아마 연속해서 대여섯번은 본 듯 하다. "안녕하십니까. 김영민입니다."로 시작하는 영화 대사를 거의 외웠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 가끔 보고 있다. 어린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을 갖게 한 영화다.

 

만추

비에 젖은 필라델피아를 가고 싶게 한 영화. 국내에서 가장 큰 스크린이라고 하는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 아침 일찍 보았다. 영화의 날씨처럼 축축한 날이었다. 큰 스크린에서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여백이 많은 영화를 보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알게 한 영화다.

 

쇼생크탈출

누구에게나 '지후아타네호'가 있을까. 그것이 없다면 꿈을 꾸라고 알려주는 영화.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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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구조는 간단하다. 어린이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증거는 없다. 경찰은 인력을 총동원하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는다. 그런 분위기 때문에 범죄 집단은 돈을 벌 수 없어 피해가 심하다. 결국 범죄 집단이 거지들과 질이 좋지 않은 자들과 함께 범인을 잡기로 한다. 결국 잡아서 그들만의 재판을 한다. 그리고 영화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이 사람은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는데 당신이라면 이 말을 믿겠느냐, 믿던 안믿던 이 사람은 사형시켜야 하느냐, 경찰에게 넘겨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하느냐, 그런 자격이 있느냐, 재판을 하면 정신병원에 수용될 수 도 있는데 용납하느냐?

1931년 영화가 하는 질문에 2016년인 오늘도 여전히 답을 할 수 없다. 연쇄 살인, 어린이 대상 범죄, 여자 대상 범죄 등 흉악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인터넷 뉴스에 있는 댓글을 보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중들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범죄 피의자의 신상이나 얼굴을 공개 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도 있다. 사형제 찬반 논란도 있다. 또한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있느냐도 있다.

난 대답하지 않으련다. 다만, jtbc의 '썰전' 169회 (2016년 6월 2일) 방송의 유시민과 전원책의 토론을 보면서 스스로 생각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감독: 프리츠 랑 (Fritz Lang)
주연: 피터 로리(Peter Lorre), 엘렌 비드만 (Ellen Widmann)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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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괜찮다는 해석을 찾아 몇 개를 읽어봐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난 그것을 핍진성이라고 부르련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대한 글에서 이 얘길 한적이 있다. (여기 참고) 친구가 자신이 쓴 소설을 읽어 달라 했을 때 다 읽은 것처럼 말하려면 "개연성이 있지만 핍진성이 없어"라고 말하면 된다고. 핍진성은 서사를 보다 사실처럼 보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초반부터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전개로 좀 실망을 하면서 영화를 봐야 했다. 마을에 연쇄적으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면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특별 수사 본부가 세워져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주인공은 별개로 행동하게 되고 거기에 좀 갈등도 생기고 말이다. 그런데 경찰도 별로 없고,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건강원 주인이 고라니를 들쳐 엎다가 굴러 떨어지는 것이나 무명(천우희)의 첫 등장, 절벽에서 종구(곽도원)의 절규 처럼 좀 비현실적이라 (혹은 핍진성이 없어서)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하는 장면이 너무 많다. 그저 결론이 뭔지에 대해 심드렁하게 추리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2편의 영화가 떠올랐다. 하나는 이해가 안돼 공책에 써가면서 두 번을 보았던 장윤현감독의 '텔미썸딩'이었고, 다른 하나는 공권력이 무력한 걸 넘어 주인공을 방해하는 역할을 했던 봉준호감독의 '괴물'이었다. 그래서 이 영화의 문제를 두 영화로 비판하려 했으나 귀찮아져서 관두기로 한다. 결론만 얘기하자면 '텔미썸딩'처럼 그게 이거고 저게 저거고 해봐야 그저 감흥이 없을 뿐이라는 것과 재난이 닥쳤을 때 캐릭터들의 행동은 거기에 맞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괴물'을 예로 들고 싶었다. 

어쨌든 재미도 있었고, 배경도 좋았고, 특히 박수무당이 굿하는 건 실제 보는 것 처럼 실감이 나서 흥미가 있었다. 뭐 그랬지만 영화는 아쉬웠다.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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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영화를 보다 말고 갑자기 '나쁜놈'이라고 혼잣말을 한다. 평소 영화를 조용히 보는 친구이다. 오히려 보고 있는 영화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건 내 쪽이다. '범인은 저 놈 같아', '재미없어' 따위의 것 말이다. 그러면 친구는 아무말 안하거나 어쩔 때는 조용히 좀 하라고 까지 했다. 그런 친구가 '나쁜놈'이라고 말하다니.

장면은 캡틴아메리카(이하, 캡틴)가 아이언맨(이하 아이언)을 흡씬 두들길 때였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왜 그랬냐고 물으니, 아이언맨이 불쌍하다고 했다. 다들 캡틴만 좋아하고 아이언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데다 캡틴은 아이언을 이해시키려 하지 않고 공격만 했다고 한다. 

당신은 캡틴인가, 아이언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누구인가.

시빌워는 소코비아 협정에 대해 반대와 찬성으로 어벤저스가 갈라지면서 벌어지는 싸움이다. 원작에서는 초인등록법안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the Superhuman Registration Act (SRA, or SHRA). 소코비아 협정은 엄청 두꺼운 책 한권으로 되어 있는데 내용이 별로 밝혀지지 않았다. 대충 어벤저스를 UN산하로 흡수한다는 것인데 이 정도라면 서명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닐까 싶다. 캡틴과 아이언이 설전을 벌이는 것이 인상적이지 못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다. 대충 기억나는 것이, 캡틴은 '사람 구하는데 (결재를 받게 되어) 타이밍을 놓칠 것이다' 라고 했고, 비전(아이언팀)은 '어벤저스는 나쁜놈들의 도전을 계속 받을 것' 그리고 아이언의 '우리는 통제 좀 받아야 돼'같은 것 등인데 다들 설득력이 없다.

이미 알려진바와 같이 이 법안은 미국의 애국자법에 대한 알레고리라고 한다. 작가인 마크 밀러는 미국에서 9/11 사건 이후로 자유보다 안전을 선호하게 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고 싶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얼마전 비슷한 법안이 통과되었다. '테러리스트 의심자'를 국가 기관이 언제든 감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대충의 공통 내용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협정 내용은 '어벤저스를 UN 산하에 두고, UN의 통제를 받으며 각자는 위치와 신상을 감시 받을 수 있다.' 정도가 아닐까 싶다.

미국 애국자법은 무차별 도감청 등의 독소 조항 때문에 말이 많았다가 스노든의 고발 이후에 지금은 '미국자유법'으로 개정되었다. 최근 FBI와 애플사가 아이폰의 잠금해제를 '도와주네 안되네' 같은 공방도 이 논란의 테두리에서 봐야 한다. 한국의 '테러방지법(이지만 사실 국정원권력강화법)'도 총선 이후 여소야대 상황에서 어떻게 될지 관심이다. 어쨌든 이런 배경 때문에 처음부터 나는 정치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보았고, 소수의 자유를 다수의 안전을 명분으로 제재하는 것이 온당한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대략의 배경은 이렇다. '어벤저스2;에이스 오브 울트론'에서 소코비아(동유럽의 가상 도시)가 울트론에 의해 하늘로 올라갔다가 떨어지는데 거대한 운석처럼 지구가 파괴될 수 있어 어벤저스는 시민들을 비행선으로 탈출 시키고, 도시를 산산 조각 내어 피해를 최소화한다. 그러나 파편이 도시 외곽으로 떨어져 희생자가 생긴다. '캡틴아메리카2; 윈터솔저'에서는 워싱턴DC가, 어벤저스1에서는 뉴욕이, 영화 초반에도 희생자가 생기는 사건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어벤저스에 대한 통제의 필요성이 느껴졌고, 그래서 100여 개의 국가가 협의해서 만든 것이 '소코비아 협정'이다. 

 

사실 어벤저스는 실드(S.H.I.E.L.D.)에 의해 만들어졌고, 실드는 미국 정부 기관이니 이 책임은 미국 정부가 짓는 것이 마땅하다. 뭐 그렇게까지 생각하면 얘기가 안되니까 일단 시빌워의 설정을 받아들여 어벤저스는 통제되지 않는 일종의 '정의단체'라고 여기고 생각해야 한다.

민주주의자가 볼 때 '정의단체'가 아무 견제 없이 활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견제되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UN 산하에 어벤저스를 둔다는 소코비아 협정에는 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캡틴은 'UN의 통제를 받으면 그것을 장악한 자에 의해 조종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우리가 봐야 할 것은 '견제'가 아닌 '통제'라는 것에 있다. 캡틴이 볼 때 UN도 하나의 단체이고, 이곳에 소속된다는 것은 UN의 손발이 될 뿐이라는 것인데, 쉽게 말하면 캡틴에게 UN의 통제는 어벤저스가 국정원으로 흡수되는 것과 같다고 할까.

그렇지만 영화 내에서는 다른 견제를 위한 방안이 나오기 전에는 'UN의 통제'가 현실적인 방안 아닌가 싶다. 아울러 소코비아 협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면 그것으로 협상을 해야 하는데 100여 개 국가에서 만든 협정안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심각한 독선이라고 할 만하다. 물론 협상을 하게 되면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법정 드라마로 영화는 바뀌겠지만.

어쩌면 캡틴이 협상이 아닌 '반란'을 일으킨 이유가 슈퍼휴먼을 등록하고 감시한다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건 엄연히 본 사태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슈퍼휴먼의 힘을 좌지우지하려는 어떤 저의조차 느껴지는 대목이다. 

민주주의 관점에서
우리는 소수에 대해 다수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흔히 민주주의를 다수결의 원칙으로 착각하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착각이다. 다수결은 어떤 사안에 대한 결정을 위한 수단일 뿐이고, 다수의 의견에 소수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이다. 특히 소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정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다수에 의한 독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어벤저스(슈퍼휴먼)를 등록하여 감시하려는 '소코비아 협정'에 찬성할 수 없다. 

정리하면 어벤저스를 UN 기구로 한다는 것에 반대하는 캡틴은 나만 잘났다는 엘리트주의자(참조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42546 )라고 할 수 있고, 이들을 등록하여 감시하려는 아이언은 국가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둘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쨌든, 당신의 선택은 누구인가?



끝맺음.

사실 아이언과 캡틴이 싸우면 아이언이 이긴다. 왜냐면 캡틴 쪽은 개인이고, 아이언은 무인 조종도 할 수 있어 군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이언은 겨우 '워머신'만 데려왔다. 이건 순전히 아이언이 봐준거라고 해야 한다. 그것도 모르고 캡틴은 아이언을 마구 때렸다. 친구가 '나쁜놈'이라고 할 만하다.

회사 동료들과 농담으로 영화 시빌워는 '좌파와 우파의 싸움', '빨갱이와 친일파의 싸움', '흙수저와 금수저의 싸움' 같은 비유를 하곤 했다. (우리는 장난스럽게 세상을 양분하곤 한다. 좌파는 빨갱이, 우파는 친일파라는 식으로) 그러다가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은 왜 아이언이지?" "걔는 매수됐지. 악플러랄까. 그러니까 일베같은 거야, 손가락을 잘 봐 일베잖아. 스파이더맨 일베론이랄까."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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