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든 소설이든 대부분 '스릴러'에는 반전(反轉)이 있기 마련이다. 결말에서 숨겼던 범인이 밝혀지고, 깔아두었던 복선들이 연결되면서 무릎을 치게 하는 것. 그것이 보통의 얘기다. 처음부터 범인을 노출시키는 것도 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반전 영화'라고 따로 부르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 충격을 주는 영화에 주는 별명같은 것 아닐까 싶다. 그래서 '반전 영화'도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꼽아본 반전 영화 그리고 남들이 반전 영화로 추천하고 있으나 나는 별로였던 것까지 정리 해본다.

스포가 될 만한 것은 적지 않았다. '반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스포 겠지만.

반전 영화를 볼 때 마다 계속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2017년 6월 4일 기준)

- 2017년 7월 15일 8편의 영화를 추가
- 2018년 11월 5일 2편의 영화를 추가



내가 추천하는 반전 영화


식스센스

아마도 '반전 영화'라는 말이 이 영화 때문에 생긴 것 아닐까. 반전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봤는데도 그 충격은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의 묘미는 '반전'에 있지 않다.
마지막 대사에 있다.

"She said the answer is... 'Every day.' What did you ask?"
"Do... Do I make her proud?"

이 때의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눈빛이 평생 기억에 남는다.

 

 

디아더스

소름돋는 마지막 '니콜 키드먼'의 외침. 역시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다. 반전도 반전이지만 이 영화는 패미니즘 스러운 면에 주목해야 한다. 가녀린 여인이 혼자 집안을 지켜나가는 모습, 돌아온 무기력한 남편. 힘에 부치지만 강해야만 하는 어머니의 처절한 '버팀'이 눈물 겹다. 그런 여인의 투쟁 위에 밝혀지는 실체이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고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메멘토

영화에 있어서 편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준 영화다.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를 편집 만으로 이렇게 뒷통수를 때리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처음 알게 한 영화다.

 

 

오펀: 천사의 비밀

이 영화는 순전히 '이사벨 펄먼'에 의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그대 뇌에 건배를...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미행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최초의 장편 영화. '메멘토'도 그렇고 놀란 감독의 초기 작품들은 저예산이라 그런지 순전히 내러티브로 승부한다. 그래서 놀란의 작품은 초기의 것이 영화로는 더 훌륭하다고 나는 평가한다. 아무튼 놀란 감독이 28살에 만든 영화라는 점을 감안해서 봐주는 것이 좋다.

 

 

쏘우 1, 2

3편 부터는 너무 하드코어 일색이라 1편과 2편만 평가한다. 1편이 대중적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난 2편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1편과 2편의 마지막 장면은 가히 놀랄 만하다.

 

 

아이덴티티

2003년 영화라 지금 본다면 별로일 수 있으나 당시에는 놀라운 영화였다.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를 오마주한 듯한데, '싸이코'의 파워풀 업그레이드 버전의 영화라 할 수 있다. 아직 못봤다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13층

오래되서 기억은 잘 안나고 반전의 느낌만 갖고 있다. 지금 본다면 모르겠지만 역시 당시에는 재밌었다.  비슷한 영화가 몇 개 있으나 그마저도 스포이기 때문에 여기서 관둔다.

 

 

싸이코

반전 영화에서 이제는 흔해 빠진 '다중인격자'에 대한 원조격인 영화다. 고전 영화이니까 영화를 좋아한다면 봐줘야 한다.

 

 

라빠르망 (1996)

로맨스/스릴러라고 해야 할까.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얽히고설키는 사랑 얘기가 꽤 흥미롭다. 잘 기억은 안나서 뭐라 할 수 없지만 처음 봤을 때 평점 A를 준 것으로 보아 무척 재미있게 봤나 보다. 특히, 리즈시절의 모니카 벨루치를 볼 수 있어 더 좋은 듯.

 

 

키사라기 미키짱

반전 영화라고 우기고 싶다. 일단 이 영화는 코믹, 스릴러이다. 어느 아이돌 가수가 자살을 한지 1년이 지났다. 그녀를 잊지 못하는 덕후들이 모인다. 누군가 그녀는 자살이 아니라 살해 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범인을 찾기 위해 각자가 갖고 있는 기억의 조각을 맞춰 나간다. 진지하지만 웃낀, 웃끼지만 아픈..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 영화다. 무엇보다 재밌기 때문에 추천한다.

 

 

핑거스미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원작으로 3편 짜리 영국 드라마이다. '아가씨'를 봤다면 뇌에서 지우는 것이 좋다. 나는 핑거스미스를 먼저 보는 바람에 '아가씨'를 긴장하면서 보지 못했다. 대신에 두 영화의 차이를 중점적으로 봤다. 먼저 봐서 인지 핑거스미스가 훨씬 좋다고 평가 한다. 
만약 이 두 영화를 아직 안봤다면, 당신의 뇌에 건배를... 꼭 보시라.

 

 

혹성탈출 (1968)

영화사에 가장 충격적인 결말을 꼽는다면 단연코 이 영화가 아닐까. 어려서 TV를 통해 봤는데 아직도 그 느낌이 생생하다. 지금 봐도 이질감이 없으니 안봤다면 꼭 보시길. 시리즈가 많은데 1편만 보면 된다. 나머지는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 좀 더 가혹하게 말하면 그냥 쓰레기.

 

 

더 문

이 영화가 나올 때 까지만 해도 외국 영화에 '한글'이 나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그랬다. 배경이 '달(Moon)'이라서 SF 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이야기에 핵심이 있다.

 

 

오블리비언

재밌게 본 기억은 있는데 딱히 떠오르는 건 없다. 미래가 배경이라 비행선같은 것들을 흥미있게 볼 수 있던 듯 싶다. 

 

 

아일랜드

반전이라면 반전이지만 그냥 영화가 재미있다. 위에 소개한 13층이나 조지 루카스의 1971년 영화 'THX 1138'과도 비슷한 소재를 갖고 있다. 아직 안봤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12몽키즈

지구가 망했는데 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타임 슬립하게 되는 얘기다. 결말에서 나에게 조금 엉뚱한 것을 깨우치게 해준 영화다. 뭐랄까. 역사에서 배운 과거의 사건이 진실이 아닐 수 도 있다는 의심을 하게 했다.

 

<2017년 7월 15일 추가>

 

큐브 제로 (그리고 큐브1과 큐브2)

큐브가 나왔을 때 정말 충격이었다. 네모난 방 1.5개의 세트만으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로 이렇게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경이가 있었다. 그렇다고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니다. 그런데도 반전 영화로 소개하는 것은 '큐브 제로' 때문이다.
큐브1의 충격에 비해 큐브2는 식상했다. 소재가 주는 신선함이 떨어졌으니 그럴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큐브 제로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비슷할 거라고 여겼다. 더구나 평점도 낮았으니까.
그런데, 관심도 없고 기대도 없이 '큐브 제로'를 봤는데 마지막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반전 영화에 추가한다.

큐브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개봉 순으로 봐야 한다. 큐브1, 큐브2 그리고 큐브 제로. 그런데 큐브2까지 보고 나서 적어도 6개월 뒤에, 그러니까 조금 잊힐 만 할 때 큐브 제로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더 로드

돈 많이 안들이고 만들었지만 구해서 보면 괜찮을 것이다. 개봉하지 않고 비디오로만 출시되었다고 한다. 웃긴데 웃을 수 없는 요소가 있어서 보는 동안 묘한 감정을 갖게 해서 좋았다.

 

 

두 개의 달

평점은 별로 좋지 않으나 난 재미있게 보았다. 아마도 아무런 정보 없이 봐서 그런가 싶다. 영화 제목도 관심을 두지 않아서 정말로 달이 두 개 떴을 때 제법 충격이었다. 그러니까 뭔가 서늘한 영화를 보고 싶은데 자막 읽는 것이 귀찮을 때 보면 될 것이다.

 

 

 

남들이 추천하지만 나는 그저 그랬던 반전 영화


트라이앵글

그저 그랬다는 평을 내리고는 있지만 사실 보고 나서 오래 동안 곱씹었던 영화다. '삼각' 함수를 푸느라 머리 속이 좀 복잡해진달까.
지루하다 싶은 날에 보면 좋다. 보다보면 어느 순간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셔터 아일랜드

반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임팩트 없이 실체가 밝혀진다. 하지만 실체가 밝혀진 후에도 마지막 까지 계속 의심을 놓지 않게 한다. 

 

 

유주얼 서스팩트

평점도 높고 엄청 유명하지만 난 그저 그랬다.

 

 

스켈리톤 키

'부두교'에 대해 관심을 좀 갖게 한 영화이다. 볼 만 하다. 영화와 무관하지만 음악이 좋으니 귀를 기울이자. (다른 글 참고: http://rushcrow.com/672

 

 

미스트

마지막 1분 때문에 봐야 하는 영화라는 평도 있지만, 그게 '반전'이라고 해야 할까 싶다. 재앙 앞에서 보이는 인간의 천태만상에 대한 이야기 이다. 한치 앞도 모르고 아둥 바둥 사는 인간은 참으로 허무한 존재라고 말 하는 듯 하다. 난 그런 해석을 하면서 극장을 나왔던 기억이 있다.

 

 

베리드

호평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TV로 봐서 집중을 못해서 인지 반전보다는 주인공이 불쌍하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

 

 

퍼펙트 겟어웨이

너무 흔한 얘기였고 플롯이 충분하지 않은 채 범인의 실체가 밝혀진다. 그뒤로 또다른 반전이 있나 싶었는데 없어서 조금 실망했다. 영화 자체 보다는 하와이의 배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다.

 

 

맨 프럼 어스

스릴러는 아니다. 그저 그런 드라마라고 해야 할까. 난 연극처럼 한 장소에서 등장 인물의 말로 때우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영화도 그런 구성으로 되어 있다. 놀라운 반전이 있지는 않은데 주인공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는 묘미가 있다.

 

페르마의 밀실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서 이 글 때문에 다시 봤는데 조금 엉성하다. 좋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평점은 좋지 않다. 한 방에 갇힌 수학자들이 문제를 못 풀면 죽는다는 얘기다. 수학을 다루지만 그것보다 수수께끼 수준의 문제들이 나온다.



 

<2017년 7월 15일 추가>

 

내가 잠들기 전에

반전이 아니다. 흔한 스토리. '첫 키스만 50번째'의 스릴러 버전이랄까. 하루만 지나면 기억을 잊는 여인이 겪는 혼란을 표현하고자 한 듯 보이지만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니콜 키드만을 보는 즐거움으로 봐야 한다.

 

 

숨바꼭질 (2005)

엔딩이 여러 개라고 하니 그 중에 마음에 드는 걸로 고르면 되겠다. 지루하게 긴장되는 그런 류의 영화.

 

 

도그빌

정말 좋은 영화이지만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좀 억지다. 이 영화가 반전 영화면 '클로저'도 반전 영화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반전 아닌 게 없을 것이다. 아마도 영화 중반을 지나면서 답답해지는 마음이 마지막에 해소되기 때문에 누구는 반전 영화라고 칭하는 듯 싶다. 하지만 통쾌한 그 순간에 의심을 가져야 한다. 이 감정이 맞는 것일까. 그런 생각으로 더 깊은 갈등에 빠지게 된다. 어쨌든 좋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속편인 만덜레이도 구해서 봤으나 도그빌의 신선함이 빠지니 조금 지루했다.

 

 

 

검은 집

인터넷에서 반전 영화를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길게 말 안하겠다. 그냥 쓰레기.

 

 

캐빈 인 더 우즈

참 뜬금없는 영화다. 호러 영화팬이라면 그동안 봤던 살인마, 괴물 같은 것들이 나와서 좋긴 하겠지만 단순히 영화로만 본다면 뭐 그냥 아무것도 아닌 영화다. 괴물이 나오는데 이야기가 뜬금없이 전개되는 특징이 있다. 비슷한 구조의 영화로 '황혼에서 새벽까지'가 떠오른다. 어쨌든 반전이라는 딱지를 붙혀줄 것이 없다.

 

<2018년 11월 5일 추가>


뷰티풀 마인드

이 영화는 반전이라기 보다는 실존 인물에 대한 휴먼 드라마인데 주인공의 상황을 좀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스릴러 요소를 좀 넣었다고 볼 수 있다. 러셀 크로우의 연기가 볼 만하다.

 


프라이멀 피어

보다보니 예전에 본 영화였다. 다른 건 다 기억에 없어도 에드워드 노튼의 강렬한 눈빛을 보니 과거 봤던 내용이 떠올랐다. 1996년 영화임을 감안하고 봐야 한다. 당시에는 제법 신선했을 것이다. 하지만 범인이 밝혀지는 스릴러에서는 흔하게 나오는 패턴이다. 뭔가 큰 반전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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