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역자: 양억관 옮김
출판사: 민음사 2013.7.1
페이지수: 440

내 평점: 3.0

 

얼마 전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가 사망했다는 인터넷 뉴스에 누군가 댓글을 달았다. 자신의 아버지는 작가를 세치혀로 살아가는 건달들이라며 혐오했고, 그래서 자신의 집에는 소설책이 없다는 내용이다. 난 피식 웃었지만 그 뒤로 소설이라는 것, 작가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곤 한다.


소설과 작가에 대한 이런 식의 공격은 사실 엄청 오래된 것으로 안다. 그러니까 플라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플라톤은 소설, 연극, 시 따위를 천하에 쓸데 없는 가짜라고 치부했고, 작가는 갖다 버려야 한다고 공격한다. 정확한 말은 아니고 대충 그런 느낌이다. 그 뒤로 아리스토 텔레스가 변호하면서 이런 것들이 학문이 된다.


소설 책 하나 갖다 놓고 주제넘게 무슨 철학을 설파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을 읽으면서 난 귄터 그라스 사망 기사에 달린 댓글이 떠올랐다. 정말 쓸모 없는 소설이다. 하지만 잘 읽힌다. 그것이 좋다. 문장이 좋아서 인지, 번역가가 잘 읽히게 번역한 건지 알수 없지만 어쨌든 한장 한장 잘 넘어간다.


무라카미를 읽으면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곤 하는데, 그건 나도 쓰고 싶다라는 열망을 강하게 불어 넣어 준다는 점이다. 다른 작가들의 글은 나에게 '소설 쓰기는 너의 영역이 아니야'라고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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